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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에서

교환일기/혜 / 2011. 11. 9. 14:41

오늘은 아니고 며칠 전 커피숍에서 일하다가 있던 일이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커플이 와서 두꺼운 책을 펼쳐놓고 앉았다. 여자가 남자한테 의료민영화에 대한 설명을 했다. '의료민영화'에 대한 개념부터 문제가 되는 이유 등을 열심히 알려주었다. 아무래도 여자애가 남자애보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한 것 같은 느낌. 어쨌든 나도 여자애의 설명을 엿들으면서 의료민영화에 대해 조금 알 수 있었던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커피숍에서 일을 하다보면 재미있는 상황을 종종 보게 된다. 친구랑 수다를 떨러가는 게 아니라 혼자 일을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런 일들을 관찰할 수 있는 것 같다. 23살짜리 여자아이들의 나이들었다는 푸념도 들어봤고, 연인이 되기 직전의 남녀가 서로 손 좀 잡아 보려고 말같지도 않은 핑계를 댈 때는 내가 그냥 억지로 뽀뽀라도 시켜버리고 싶었다. 맞은 편 테이블에서는 참하게 생긴 여자가 알바생 면접을 보고 있다. 방금 나간 한 아줌마 무리는 해외봉사에 대한 얘기를 했다. 아줌마들의 수다는 정말 많이 들어봤지만 해외봉사 얘기는 처음 들어봤다. 캄보디아에 신발을 보내는 얘기도 했다. 얼마 전 캄보디아에서 신발을 안 신고 다니는 아이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귀가 솔깃했다. 소위 말하는 '대치동 아줌마'들의 수다도 자주 들을 수 있다. 물론 아이들 교육 얘기가 주를 이루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주제가 등장하고 유쾌한 아줌마들도 많다. 가끔 미대입시 얘기가 나오면 내 귀가 두 배로 커진다. 국민대 얘기까지 나오면 확 끼어들어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tbs 쓸 때 아줌마들의 수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적도 있다.
이럴 때면 무언가를 보는 것처럼 티를 내지 않고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해놓고 아무 관심도 없는 척을 하면서 귀를 기울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소리를 듣는 방향으로 귀가 돌아가거나 집중하는 만큼 귀 크기가 커진다면 이런 일은 꿈도 못 꿀 거다. 커피숍에서의 사람들 관찰은 혼자 일하면서 누릴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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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e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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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짓

교환일기/혜 / 2011. 11. 8. 21:40
내가 일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 바로 집중력인 것 같다. 내가 뭘 하고 있나 모니터를 흘긋 보고 지나갈 사람도 없고, 일하다 말고 잠을 자건 페이스북을 하건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늘어지려면 정말 한없이 늘어질 수가 있다. 가장 좋은 채찍은 역시 '마감'이다. 내일 오전까지 끝내야 되는 일이라면 당연히 집중력이 솟아나지만 그런 일은 얼마 없고 보통 마감은 이주 후, 한달 후 이런 식이다. 집중력이 없다는 건 효율성도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있고, 그럼 엄마는 내가 일이 너무 많다고 안쓰러워한다. 그래서 본의아니게 염려를 끼쳐 불효까지 저지르게 된다. 난 페이스북이나 하고 앉아있는데 엄마가 눈에 좋다는 블루베리 요거트 등을 만들어주면 학원비 내야된다고 부모님 돈 삥땅치는 고딩이라도 된 기분이다. 그래도 어쨌든 나의 산만함으로 제일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일단 컴퓨터 앞에 자꾸 있으니 몸이 축나고, 시간 버리고, 자괴감까지 들어버린다. 오늘 이런 일기를 쓰는 이유는 당연히 오늘 하루를 일은 별로 딴짓으로 소비해버렸기 때문이라 하겠다. 피폐한 나를 위해 운동이라도 다녀올까 싶지만, 그럴 시간에 못다한 일을 해야하는거 아닌가 생각하며 컴퓨터 앞에 앉아 또 딴짓을 한다. 아, 딴짓. 나의 처단 대상 1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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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ing special

교환일기/안 / 2011. 11. 7. 19:42

제목이란 걸 적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nothing special이라고 적었다. 무제 이거나 untitled 라고 할 법한.
나는 오늘 무엇을 생각했고, 이곳에 무엇을 토해내야하지 라고 수십번의 주제가 머리속을 휙휙 지나다녔지만
결론은 nothing special이었다. (생각있게 살자라고 교환일기를 통해 한수 배운다.)

월요일 아침은 늘 부담스럽게 시작된다.
다른 평일의 2배 가량 출근시간이 소요되고, 버스에 지하철에서 정말 생지옥을 경험한다.
오늘은 유난히도 심했었다.
그러고서 난 생각한다. smart office의 세상은 언제 올까? 왜 꼭 이렇게 고통스럽게 출근을 해야 하는가
현실적으로 생각했을때, 내 나이 언제쯤 그런 워킹문화를 향유할 수 있을까 계산해보다가,
지방으로 회사 다니는게 빠르겠다 라고 생각이 들 쯤. 지옥의 문이 천국의 문을 향하듯 열리며 지하철을 내린다.
그리곤 그 고민도 끝이다.
이미 5분 지각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월요일이 시작되었다.
우리회사는  VP라는 것은 아침마다 팀원들이 모여서 한다. Visual Planning의 약자인데,
이번주에 어떤일을 할 것인지, 일의 어려움은 없는지 모여서 계획하고 상의하는 small meeting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좋은 문화라고 생각한다. 이게 없다면 회사 사람들과 도란도란 얘기할 일이 사실 많지 않다.
우리 팀의 경우는 각자 다른 프로젝트를 맡고 있기 때문에 일 얘기보단 서로의 사생활이라던지
사회적으로 이슈되는 일을 나누곤 하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시작된 하루는 이제 나의 본업으로 돌아가 우리회사를 어떻게 홍보할 수 있을까?라며 다양한 고민을 하며,,
오늘은 이만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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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혜안의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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