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e Enough> 최종원고 퇴고를 마쳤다. 원고를 다듬을 때는 단순히 윤문하고 오타나 맞춤법을 교정하는 걸로 끝나지 않는다. 사족이다 싶은 부분은 문단을 통째로 덜어내버리기도 했고 의미를 확실하게 만들기 위해 없던 말을 임의로 삽입하기도 했다. 번역을 할 때부터 원래 있던 주석 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회적 문화적 부분들에 대한 역주를 임의로 달기도 했다. 그렇게 보면 번역이라는 게 뜻만 정확하게 옮기는 일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문서 번역을 할 때는 뜻만 정확하게 옮겨야 한다. 내가 임의로 문장을 넣고 빼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책 번역은 조금 다른 것 같다. 물론 원서도 현지 편집자의 손길을 거쳤겠지만, 번역과 더불어 한국 사람들한테 뜻이 더 잘 전달되도록 하는 편집자 역할이 함께 필요한 것 같다. 원서를 정확하게 옮기는 것도 좋겠지만 약간의 수정을 거쳐 본질적인 의미가 더 잘 드러날 수 있다면 난 후자를 택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