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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교환일기/혜 / 2011. 11. 10. 17:01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캐롤이 들려온다. 설레임과 심난함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음악이다.ㅋ
혜는 드디어 머리를 했다! 앞머리가 빨리빨리 길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수능날이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감겨주던 어시스턴트는 수능을 안 봤댄다. 고등학교를 1년도 안 다니다가 그만두고 방황했댄다. 나는 한 때 공고를 가고싶어서 난리치던 시절이 있었더랬다. 중학교 때 사진작가가 꿈이었던 나는 광고사진과가 있는 공고에 가고 싶다고 매일매일 울고 불고 난리를 쳤다. 그때 확 공고에 보내버리지 않고 나의 의견을 끝까지 묵살해준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잠시나마 공군사관학교에 가고싶었던 적도 있다. 우리 학교 선배라는 사람이 제복을 입고 와서 설명회를 열었는데 보통 사람들을 '민간인'이라고 부르는 게 멋있게 들렸다. 그때 지원요건에 시력이랑 키가 있었는데, 나는 시력이 나빠서 자격미달이었지만 전략어쩌구하는 멋진 이름의 분야는 키만 되면 시력이 나빠도 지원할 수 있었다. 키 자격이 162인지 165인지 아무튼 안 되는 애들이 꽤 있었다. 그래서 하고싶었던 것 같다.
미용실에서 예전에 있었던 에피소드 또 하나. 얘기한 적 있나? 있으면 기록 차원에서. 미용사가 무슨 일 하냐고 물어서 그냥 프리랜서라고 했다. 근데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하는 표정이길래 그냥 백수라고 농담삼아 이야기했다. 그제서야 미용사가 그게 백수라는 뜻이었냐면서, 요즘 많이 힘들죠? 어디에 넣고 있어요? 등의 질문을 던졌다. 내가 뒤늦게 상황파악을 하고 이래저래 설명을 했더니 웃으면서 자기가 가방끈이 짧아서 몰랐다고 미안하다는거다. 또 여러가지 생각이 스쳤다. 번역을 할 때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겠구나, 독자의 수준은 어떻게 파악하고 어느 정도의 단어를 선택해야 하는건가, 하지만 또 외적인 요소만을 보고 독자 수준은 이럴거야 하고 어림짐작하는 건 또 웃기지 않나 등등을 생각했다. 갑을관계로 표현하자면 번역자-독자에서는 번역자가 갑일 수밖에 없다. 독자는 내가 쓴 글로 내용을 처음 접하지만 나는 원문을 보고 모르는 건 인터넷으로 죄다 공부한 후 이정도야 원래 다 알았던 척을 하면서 글을 쓰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독자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것과 '이 정도는 원래 다 알고 있었어야 된다'는 느낌을 강요받는 건 다른 문제이니까. 후자의 느낌을 받게 하는 건 글 쓴 사람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아 대박 멀리왔다. 그러나 역시 결론은 없다. 일기를 이렇게 열심히 쓸 수 있는 건 이게 다 일하다 말고 하는 '딴짓'이기 때문이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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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e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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