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일기/혜
딴짓
aeki
2011. 11. 8. 21:40
내가 일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 바로 집중력인 것 같다. 내가 뭘 하고 있나 모니터를 흘긋 보고 지나갈 사람도 없고, 일하다 말고 잠을 자건 페이스북을 하건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늘어지려면 정말 한없이 늘어질 수가 있다. 가장 좋은 채찍은 역시 '마감'이다. 내일 오전까지 끝내야 되는 일이라면 당연히 집중력이 솟아나지만 그런 일은 얼마 없고 보통 마감은 이주 후, 한달 후 이런 식이다. 집중력이 없다는 건 효율성도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있고, 그럼 엄마는 내가 일이 너무 많다고 안쓰러워한다. 그래서 본의아니게 염려를 끼쳐 불효까지 저지르게 된다. 난 페이스북이나 하고 앉아있는데 엄마가 눈에 좋다는 블루베리 요거트 등을 만들어주면 학원비 내야된다고 부모님 돈 삥땅치는 고딩이라도 된 기분이다. 그래도 어쨌든 나의 산만함으로 제일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일단 컴퓨터 앞에 자꾸 있으니 몸이 축나고, 시간 버리고, 자괴감까지 들어버린다. 오늘 이런 일기를 쓰는 이유는 당연히 오늘 하루를 일은 별로 딴짓으로 소비해버렸기 때문이라 하겠다. 피폐한 나를 위해 운동이라도 다녀올까 싶지만, 그럴 시간에 못다한 일을 해야하는거 아닌가 생각하며 컴퓨터 앞에 앉아 또 딴짓을 한다. 아, 딴짓. 나의 처단 대상 1호다.